서양철학
1905 ~ 1980 (『존재와 무』 1943 · 노벨상 거부 1964) · 파리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 인간은 자유를 선고받았다는, 위로 없는 자유론
그가 살았던 시대
패전과 점령의 프랑스다. 사르트르는 1940년 포로가 되어 수용소에서 아홉 달을 보냈고, 풀려나 돌아온 점령하 파리에서 『존재와 무』를 썼다. 전쟁이 끝나자 실존주의는 철학이 아니라 하나의 풍속이 됐다 — 생제르맹데프레의 카페, 검은 옷, 재즈 지하실. 그 한복판에 그와 보부아르가 있었다. 두 사람은 결혼하지 않은 채 각자의 자유를 계약 조건으로 오십 년을 함께했고, 죽어서 몽파르나스의 한 무덤에 묻혔다.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용되는가라는 도스토옙스키의 질문을, 그는 정면으로 받아 뒤집었다 — 신이 없다면 변명이 없다.
그의 말, 그리고 쉬운 해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 인간은 자유를 선고받았다. 세계에 던져진 순간부터, 그가 하는 모든 것에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1946)
결국 인간에게는 미리 정해진 용도가 없다는 얘기다. 칼은 자를 용도가 먼저 있고 그 다음 만들어지지만, 인간은 먼저 존재하고 그 다음 자기가 무엇인지를 행동으로 만들어 간다. 본성도, 신의 설계도, 운명도 내가 한 일의 변명이 못 된다.
선고받았다는 말이 핵심이다. 이 자유는 선물이 아니라 형벌에 가깝다 — 원해서 얻은 게 아니고, 반납할 수도 없고, 선택하지 않는 것조차 하나의 선택으로 계산되니까. 그래서 실존주의는 긍정의 철학이 아니라 변명을 끊는 철학이다.
"작가는 자신을 제도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 노벨상 거부 성명(1964)
그는 노벨문학상을 스스로 거부한 유일한 작가다. 상을 받으면 서명이 "노벨상 수상자 사르트르"가 되고, 그 순간 글의 무게가 자기 것이 아니게 된다는 것 — 레지옹 도뇌르 훈장도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직도 같은 이유로 이미 거절한 뒤였다.
6년 전 파스테르나크가 거부를 강요당한 자리와 정확히 대비된다. 강요된 거부와 자발적 거부가 6년 사이에 나란히 놓인 것이다. 아카데미는 개의치 않고 수상자 명단에 그를 그대로 올려 두었다 — 상은 주어졌고, 그는 받지 않았다.
삶이 만든 철학
『존재와 무』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대목은 카페 종업원의 예다. 동작이 조금 지나치게 정확하고, 조금 지나치게 빠른 사람 — 그는 종업원이라는 역할을 연기하고 있다. 사르트르는 이것을 자기기만(mauvaise foi)이라 불렀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 어쩔 수 없었다라며 자신을 사물처럼 굳혀 자유의 무게를 내려놓는 일. 인간이 자유를 가장 자주 배반하는 방식은 억압이 아니라 이 자발적 굳히기라는 진단이다.
1952년, 이십 년 우정이 지면에서 끝났다. 카뮈의 『반항하는 인간』이 혁명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살인을 고발하자, 사르트르의 잡지가 혹평을 실었고 공개 절교로 번졌다. 바탕에는 소련 수용소 문제가 있었다 — 카뮈는 지금 고발해야 한다 했고, 사르트르는 혁명의 대의가 우선이라는 쪽에 섰다. 수용소가 실재했다는 것은 확정된 사실이고, 이 아틀라스는 그 사실 위에서 두 사람의 갈라섬을 기록한다. 사르트르 자신도 1956년 헝가리 침공 이후 소련과 결별했다. 자유의 철학자가 자유를 짓밟는 체제를 오래 변호했다는 것 — 그의 생애에서 가장 크게 논쟁되는 대목이고, 그렇게 적어 둔다.
그래도 마지막 장면들은 그답다. 알제리 전쟁 때 프랑스의 고문을 고발하고 징집 거부를 옹호해 극우의 폭탄이 아파트에 두 번 터졌고, 체포하라는 요구에 드골이 답했다 — 볼테르를 잡아넣을 수는 없다. 1980년 그가 죽자 파리에서 오만 명이 관을 따라 걸었다. 철학자의 장례로는 20세기에 없던 규모다.
그가 던진 질문들
- 자유는 선물인가, 선고인가?
-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는 사실인가, 변명인가?
- 대의가 옳다면 그 안의 잘못에 침묵해도 되는가?
당신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해 온 일 가운데, 사실은 선택이었던 것은 무엇입니까?
이 사람이 놓인 물음같은 물음 아래 다른 시대의 사상가들이 함께 서 있습니다 — 3개의 질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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