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철학
함무라비 법전
BC 1754년경 반포 · 바빌론
"정의"라는 단어를 돌에 새긴 최초의 순간
그가 살았던 시대
함무라비는 작은 도시국가 바빌론을 메소포타미아 전체의 패자로 키운 정복 군주다. 정복한 땅에는 저마다 다른 관습과 힘의 논리가 뒤엉켜 있었다. 그가 통치 말년에 세운 2.25미터 검은 돌기둥에는 282개 조문이 새겨졌고, 꼭대기에는 태양신 샤마시가 왕에게 법을 내리는 장면이 조각됐다 — 법은 왕의 변덕이 아니라 신의 질서라는 선언이었다.
그의 말, 그리고 쉬운 해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억압하지 못하게 하고, 고아와 과부에게 정의가 이르게 하며, 정의가 이 땅에 빛나게 하기 위하여." — 함무라비 법전 서문
"눈에는 눈"으로 유명한 이 법전의 진짜 목적이 서문에 있다. 그리고 "눈에는 눈"도 사실 복수 허가장이 아니라 복수의 상한선이다 — 눈 하나를 잃었다고 목숨을 빼앗지는 말라는 것. 무한 보복의 시대에 "여기까지만"이라는 선을 그은 게 이 법의 혁명이었다.
삶이 만든 철학
이 돌기둥의 후일담이 흥미롭다. 500년 뒤 엘람의 왕이 전리품으로 뜯어가 수사에 세웠고, 1901년 프랑스 발굴단이 그곳에서 세 조각으로 부서진 채 발견했다. 지금은 루브르에 서 있다. 정작 법전의 내용은 신분에 따라 형벌이 달랐다 — 귀족의 눈과 평민의 눈은 값이 달랐다. "정의가 빛나게 하라"는 선언과 신분차별의 조문이 한 돌에 공존하는 것. 정의를 선언하는 일과 정의를 이루는 일 사이의 거리는, 4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간의 숙제다.
그가 던진 질문들
- 정의란 무엇인가?
- 법은 어디서 권위를 얻는가 — 신인가, 힘인가, 합의인가?
- 복수와 처벌은 무엇이 다른가?
법대로 하는 것과 정의로운 것이 어긋날 때, 당신은 어느 쪽에 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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